
짤방으로~ 풀하우스와 함께 작업했던 것
요새 일하면서 드라마 보는 꽁수가 생겼습니다.
머리를 써야하는 일을 할때야 드라마를 볼 순 없지만. 3D 작업상 무뇌모드로 노가다성 작업이 좀 있어서요. 주로 Unwrap 이나, 찢어진 Vertex 수정 등등 드라마를 보면서도 할 수 있는 작업이 좀 있더라구요.
문제는 처음에는 일도 하면서 드라마를 보는데.. 보다가 보면 몰입도가 지나쳐저서 하루죙일 드라마를 끝장내 버리는 결과가 나오기도 합니다.
각설하고.. 최근에 "연애시대" "풀하우스" "미안하다 사랑한다." 세편을 보았는데요. 모두다 나름대로의 특징도 있고 비교할 점도 많더라구요. (세편 모두, 결국 일하면서 보는데는 실패했구요.)이 세편을 주욱 리뷰하려고 하는데.. 모두다 스포일러성 100% 입니다. 특히 "미사"를 보지 않으신 분들중에 후에 보려는 분들은 절대 읽지 마세요.
미안하다. 사랑한다.

작품들마다 커다란 성격을 구분하자면 미사는 "캐릭터"로 성공한 드라마라고 봅니다.
시놉을 먼저 살펴보면 시놉 자체는 "사필귀정. 인과응보"라는 장치를 다각도로 역어 놓은 것입니다.(한자성어를 좀더 풀이하자면 복잡하고 정확히 들어맞지 않지만 드라마에서 쓰인 의미대로 "뿌린대로 거둔다"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억지로 역여진 시놉인지라. 시놉 자체에 공감이 가는 편은 아니죠.
1. 사랑을 게임처럼 쉽게 알았던 강민주는 차무혁과의 사랑게임을 통해 소중한 두 사람(은채, 최윤)을 잃게된다.
2. 최윤의 모든것을 잃게 하려던 차무혁은, 자신의 은채를 최윤에게 도리여 뺏기게 된다.
3. 억지로 은채를 뺏어갔던 최윤은, 결국 영원히 은채를 잃고 만다.
4. 최윤의 심장을 망가트렸던 차무혁은, 자신의 심장으로서 최윤을 다시 살린다.
5. 무혁과 서경을 버렸던 송대천(은채 아버지)은 자신의 딸을 잃음으로서 그 벌을 받게된다.
6. 어머니를 복수하려던 무혁은, 어머니도 피해자임을 알게되었지만. 이미 남은 인생 전부를 어머니를 복수하려고 써버리고 만 후가 된다.
등등. 기본적으로 큰 이야기 구조들은 다 이렇습니다. 하지만 이런 구조에서 딱 한사람만은 예외가 있죠. 바로 송은채 입니다. 은채는 모든것을 다 주고. 자신은 다 잃습니다.
미사가 주는 슬품은 사실 무혁의 죽음보다는 은채의 죽음에 있습니다. 무혁의 불행했던 버림받았던 삶보다. 그의 삶을 자신의 것처럼 슬퍼하면서. 같이 떠나야 했던 은채의 죽음으로서 이야기가 완결되는 것이죠. (무혁의 죽음 이후 1년간 동안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든다고 합니다. 은채의 죽음을 어떻게 정당화 시킬지 궁굼하네요..)
그렇기 때문에 미사는 다각도로 얽혀있는 시놉에도 불구하고. "캐릭터"가 작품을 성공시켰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차무혁이란 캐릭터도 주요했구요. 계속해서 악역으로 나왔지만 알고보면 자신역시 희생양이었던 최윤의 어머니 "오들희"도 상당히 주요한 캐릭터성으로 이야기를 끌어갑니다. 물론 "송은채"가 전체 이야기를 끌고나가고 완성했구요.
처음 1회를 볼때까지만 해도. 너무 실망스러웠습니다. 문지영(최여진)의 두서없는 말 "나도 널 세상에서 젤 사랑해. 하지만 그보다 난 제이슨의 돈이 더 좋다." 등의 이유없는 스토리 전개때문에 막나가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구요. 첨엔 최여진의 연기력의 문제일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생각할수록. 이야기 자체가 너무 쌩뚱맞았습니다.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끌고 나가기 위한것이긴 했지만. 좀 너무했었죠. 이는 드라마 막판에 다시 나타났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곧 송은채(임수정)의 연기력에 미사는 탄력을 받기 시작합니다. 정말 칭찬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제가 다른 임수정의 연기를 보진 못했지만. 미사에서의 임수정의 연기는 칭찬받을만 합니다. 물론 거기엔 송은채라는 역활 자체의 탁월한 캐릭터성도 한 몫 했습니다.
아저씨 얼굴 보는거 지겨워질때까지. "아 이제 그만 보면 좋겠다." 실증날때까지 계속 올거에요
그러니까 아저씨 맘대로 날 가라 마라 밀어낼 생각 마요. 윤이가 오라그럼 오고 아저씨가 가라 그럼 가고, 늬들이 원하는 대로 늬들한테 맞춰서 흔들리는 갈대 아냐 난 !
나도 원하는 것도 있고, 갖고 싶은 것도 있고, 하고 싶은 것도 있고, 참아도 참아도 참아지지 않는게 있어. 알어? 늬들하고 똑같은 감정을 가진 인간이라고 나도! 몰랐지? 내가 늬들하고 똑같은 사람이라고!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 사랑해요. 사랑해 아저씨.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 아저씨. 사랑해요. 사랑해요 아저씨."
그리고. 사필귀정. 인과응보의 태두리 안에서 이야기는 마무리 됩니다.
자신을 버린것이 은채의 아버지(송대천)이라는 것을 알게된 무혁은 "꼭 벌 받으십시요"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은채의 유서에 이렇게 쓰면서 드라마는 막을 내립니다.
내 생에 이번 한번만, 나만 생각하고 나를 위해 살겠습니다.
벌 받겠습니다. - 송 은 채 - "
그리고 우린 웁니다. 지독히도 남만을 생각하는 은채를 보면서요. 사필귀정, 인과응보를 뛰어넘는
은채의 사랑을 보면서 말이죠.
풀하우스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첨부터 끝까지 눈물이 쏟아지는 슬픔이 테마라면, 풀하우스는 그보다는 가벼운 "안타까움"에 "위트"가 여기저기 숨어있는 즐거움이 테마일겁니다.
하지만 이런 큰 분위기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풀하우스와 미사는 똑같이 캐릭터가 이야기를 끌어간다는 점에서 아주 비슷한 드라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시놉 자체는 정말 간단합니다. 미사처럼 얽힌 부분도 없고. 풀어야 할 것도 없습니다. 물론 유민혁(김성수)과 강혜원(한은정)의 보조인물들이 약간 얽혀있긴 하지만. 초반에 이영재(비)가 강혜원을 좋아해 얼떨결에 한지은(송혜교)에게 프러포즈를 한 것을 제외하고는 없어도 그만, 있어도 그만일정도의 미약한 줄거리이죠. 한은정의 재치발랄함과 즐거움, 편안함... 이영재의 무뚝뚝하지만 내심 소심하고 친절함에 서로 반해버린 둘은. 이제 서로 사랑하게 되는 일만 남았습니다. 미사처럼 마지막 회에서 머리에 "대엥"하고 두들겨 맞을일은 첨부터 없었죠.
하지만 캐릭터성은 미사에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특히 풀하우스는 한지은과 이영재 둘 모두 너무나 강한 캐릭터성으로 사람들을 끌어드립니다. 거디가 둘 모두 사실상 "첫사랑"이거든요. (이영재 역시 강혜원 만을 바라보고 살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첫사랑이 아니었던 겁니다. 첫사랑의 강렬함은, 아마 인류가 멸망할때까지 쓰여질 가장 보편적인 소재일겁니다.)
서로 간절히 사랑하지만. 서로의 강한 캐릭터성 때문에 결합되지 못하고 좌충우돌 하면서. 시청자들은 안타까움에 목매달게 됩니다. 아아 저럴수가 하구요. 그런점이 아마도 풀하우스를 이끌어간 시놉의 최소한의 매력일겁니다.
그리고 그 보다는 한지은과 이영재의 매력에 시청자들은 푹 빠지게 되는 것이죠. 저만해도 그렇습니다. 제가 이 드라마를 보고 이런 예기가 나오더군요. "한지은 같은 마누라 만나면 좋겠다.!! " 특히 제가 이런 생각을 가지게 만든 부분이 바로 이 대목입니다.
이영재씨. 그냥 아버지한테 가서 잘못했다고 빌어요
나는 할머님, 어머님, 아버님, 아무리 보고싶어도 이젠 볼 수도 없는데,
그런데 자기는 뭐야. 언제든지 어른들 볼수도 있고.
또 잘못했다 그러며는 금방 용서해 주고 그러실텐데
너무너무 불공평해. 나는 진짜 이영재씨가 미워서 미치겠어 진짜.
배운것 없지만, 천성이 곱고 순수하고, 거기다 어른들에게도 잘하는 한지은같은 여자라면
어떻게 포기하겠습니까. (물론 한지은보다 송은채가 더 착합니다. ㅜ,ㅜ )
그리고 그 둘은 서로 사랑하면서 헤피앤딩입니다. 미사에 비하면 밋밋하긴 하지만, 즐겁고 유쾌하면서도 안타까움을 끄집어내는 매력이 있는 드라마이죠.
연애시대

앞의 두 드라마가 강한 캐릭터성을 가진 드라마라면, 연애시대는 그보다는 현실성 있는 시놉과 완성도를 통해 사람을 끌어드린 드라마입니다. 물론 유은호(손예진)와 이동진(감우성)이 약간의 캐릭터성을 지니고 잊긴 합니다만. 그것은 앞의 두 드라마에 비해선 현실적인 캐릭터 성입니다.
일단 등장인물의 직업만 보아도 알수 있죠. 유은호와 이동진은 헬스 스포츠 강사와, 서점직원이라는 보편적인 직업이지만. 풀하우스는 "유명 영화배우" 미사는 "유명 가수"라는 흔하게 접할수 없는 직업이죠. 거기다 어쩌다 빼앗긴 집이 알고보니 그 배우의 집이었다는 설정이나. 어쩌다 호주에서 마주쳤었던 아저씨가 알고보니 자신의 아버지가 버렸던 아이였다라는 설정, 평생 가난하게 좀도둑역활을 했던 무혁이, 전 여자친구가 준 돈으로 몇십억의 재산가가 되어 한국으로 돌아왔다던가 하는 등의 설정은 상당히 억지스럽죠. 그러니까 드라마틱 한 시놉이란 겁니다. (특히 미사의 시놉은 정말 드라마틱을 위해 만들어진 억지 그 자체입니다.)
하지만 연애시대는 그렇지 않죠. 연애시대를 이끌어가는 가장 중요한 소재는 두 부부의 첫 아이 "동희"의 사산입니다. 그런 경우가 흔하진 않지만 충분히 있을만한 일이죠. (물론 은호를 사랑하는 이해하기 힘든 갑부집 아들(민현중)이라던가.. 라디오에서 상담을 해주시는 목사님(유기영)같은 좀 독특한 캐릭터 설정이 있긴 합니다.)
그리고 은호와 동진은 각각 다른 사랑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서로 접할만한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헬스클럽에 다니던 교수님이라던가, 동창회에서 만난 옛사랑이라던가. 모두 있을법한 사건들이죠. 그리고 끝내 동진은 여러 조건이 좋고 자신을 좋아해주는 여자와 결혼을 하게 되지만 오히려 결혼을 계기로 은호와 동진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게 되죠.
캐릭터성도 그렇지만, 시놉의 큰 테두리가 아주 독특하다거나 치밀한것도 아닙니다.(시놉의 화려함은 미사가 어찌보면 더 뛰어납니다. 너무 억지를 부리긴 했지만요..) 그렇기 때문에 어찌보면 그렇고 그럴수도 있을만한 드라마이지만. 앞의 두 드라마를 포함해서 제가 본 많은 드라마 중에서 연애시대는 단연 꼽을만한 작품입니다.
그 이유는 완성도에 있습니다. 미사에서 처럼 어설픈 설정이나 연기도 없고, 풀하우스에서 처럼 빈약한 시놉도 없으며, 수많은 드라마들에서 등장하는 불필요한 감초역활도 없습니다. (이런 감초역활을 제가 가장 싫어합니다. 디즈니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웃긴 친구 같은 존재를 말이죠. 비슷한 역활인 듯 보이지만, 지호와 준표는 반듯이 있어야 하는 역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는 내내 넘겨버리고 싶은 부분도 없구요.
동진 : 미안하다고 했어
은호 : 친절하구나. 나는 그날 나를 위해서 슬퍼했는데 당신은 참 친절했어.
당신 아까 내렸어야 했어. 당신 이제 큰일났다.
동진 : 알어
은호 : 나도 큰일났고.
미사에서 은채의 엄청난 감정의 고백과 비교하자면. 은호의 감정표현은 정말 잔잔합니다. 은호의 마음속에서의 감정이 잔잔한게 아니라 겉으로 들어나는 표현이 그런 것이죠. 드라마의 결말부에 나오는 은호의 독백에도 이러한 점은 잘 들어나죠. 어찌보면 별다를 것 없는, 화려하지도 않고. 기쁘지도 않고, 슬프지도 않은 은호의 독백으로 연애시대는 막을 내리게 됩니다.
또 가끔 우리는 행복이라는 희귀한 순간을 보내며 멈추지 않는 시간을 아쉬워 하기도 한다.
어떤 시간은 사람을 바꿔 놓는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랑은 시간과 함께 끝나고...
어떤 사랑은 시간이 지나도 드러나지 않는다.
언젠가 변해버릴 사랑이라해도 우리는 또 사랑을 한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것처럼...
시간이라는 덧없음을 견디게 하는 것은 지난 날의 기억들...
지금 이 시간도 지나고 나면 기억이 된다.
산다는 것은 기억을 만들어 가는 것...
우리는 늘 행복한 기억을 원하지만
시간은 그 바램을 무시하기도 한다.
일상은 고요한 물과도 같이 지루하지만
작은 파문이라도 일라 치면 우리는 일상을 그리워하며 그 변화에 허덕인다.
행운과 불행은 늘 시간속에 매복하고 있다가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달려든다.
우리의 삶은 너무도 약하여서 어느날 문득 장난감처럼 망가지기도 한다.
언젠가는 변하고 언젠가는 끝날지라도 그리하여 돌아보면 허무하다고 생각할 지라도 우리는 이 시간을 진심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슬퍼하고 기뻐하고 애닯아 하면서 무엇보다도 행복하기를 바라면서....
하지만 역시 "임팩트"가 부족했던 것일까요. 잘 만들어졌지만 강렬함이 "미사"에 따라갈 순 없었구요. 유쾌함이 "풀하우스"를 따라갈 수는 없었던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흥행에서도 그 둘보다는 떨어졌었던것 같구요.
그럼에도 새 드라마 중에서 하나만 추천을 해야 한다면 연애시대를 추천하겠습니다. 보는 내내 잔잔하게 쥐여짜는 안타까움도 일품이고. 과장되지 않지만 잔잔한 시놉과, 잔잔한 캐릭터와 잔잔한 사건들이 잘 어우러진 작품에 빠져들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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